한 잎의 여자

2008/03/09 15:47
한 잎의 여자

                 - 오규원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숨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여자만을 가진 여자,
여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여자,
여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여자,
눈물 같은 여자,
슬픔 같은 여자,
병신(病身) 같은 여자,
시집(詩集) 같은 여자,
그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여자,
그래서 불행한 여자.
그러나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여자,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여자.

<197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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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acked from 내가 생각하던 찰나는 사실과 다르다. 2008/03/10 23:46 DELETE

    Subject: 시란 것을 잊은지 오랜 시간, 시와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어머니께서 짐정리 하면서 모두 버려버린 시집과 수필집들... 오늘 길을 걸어가는데,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시란 것이 생각 났습니다. 저와 시가 인연을 맺은 것은 고등학교 2학년을 마치고 3학년으로 올라 갈 즈음, 그때부터 정말 지금 읽어도 우스운 시란 것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어린 마음이랄까요? 시를 배우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때 제가 혹시 영어라는 것에 흥미를 가지지 않고 있었다면 아마 저는 국어국문학과로 진학했을지 모릅니다. 사실 제가..
  1. BlogIcon 낭만고냥씨 2008/03/10 01:23 Modify/Delete Reply

    쬐그만 여자? 바로 저구만요..ㄷㄷㄷ
    어제 언니네 사돈어른들과 같이 저녁을 먹었는데
    저보고 많이 먹어야 겠다고..덩치가 작아서 그런지..
    아마도 얼굴과 상체만 보신게지..

    그런데 저 시는 왜?
    전 저런 여자 정말 비호감인데..
    정말 저런 여자가 있을지도 의문이네요.
    혹시 작가 머릿속에만 들어앉아 있는 여자일지도.

    • BlogIcon cean 2008/03/10 02:50 Modify/Delete

      사람을 보는 눈은 누구나가 다 다르니까...
      여자가 보기엔 영~아닌데도 남자들은 껌뻑 넘어가잖아요?
      보는 시선이 다르니까 그렇겠죠.

  2. BlogIcon 바람노래 2008/03/10 09:46 Modify/Delete Reply

    호, 저런 여자도 괜찮은데...
    좀 생활력 강해서 절 먹여 살릴 수 있는 여자면 더 좋을 법 한데요?ㅋ
    (뭐, 말이 그렇다는 소립니다.ㅋㅋ)

    여하튼 전 정말로 사랑한적이 있나 합니다.
    다 이기적인 인간의 욕구의 하나일 뿐이었다는 솔직한 심정이겠죠?

    • BlogIcon cean 2008/03/10 09:48 Modify/Delete

      인연이 되면 눈에 콩깍지가 씌여
      사랑을 느끼지 않겠어요?
      저도 기다려보려구요.ㅋㅋ

  3. BlogIcon 사진의미학 2008/03/10 21:15 Modify/Delete Reply

    아.. 시를 읽고 싶지만, 요즘 저의 나이에 시 읽으면 뭐랄까 진짜 혼자 세계에 빠져.. 일도 못 할 것 같아서...
    걍 읽지 않으려고..요.... 그런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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